2024년 5월, 결혼기념일을 맞이해서
남편이랑 둘이 5박 7일로 런던에 다녀왔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다들 어디가 제일 좋았는지 묻는데,
다 좋았다. 정말 모든 순간이 다 좋았다.
런던 여행 중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하나님이 나를 여기까지 이끄셨구나’하는 감동이었다.
겁 많은 내가 머나먼 영국까지
(무려 자유여행으로) 다녀올 수 있었던 건
모두 다 남편의 노력과 열심 덕분이었다.
여행은 저금통을 깨서 하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깨고 나아갈 때 가능한 것 같다.
낯선 곳, 새로운 경험을 마주할 용기를 내야 하는데
도전이 두렵고 익숙한 게 좋은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게 해 준 남편이 참 고맙다.
내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남편을 붙여주신
하나님의 열심에도 감사하단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원하는 방향만 제시하면
남편이 항공, 숙소, 일정 등 최고의 계획을 준비해 줬다.
여행 중 길 찾기, 통역, 짐꾼 등
가이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 줘서 정말 든든했다.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고
런던 시내에서만 생활하면서
거리가 익숙해지는 것도 참 좋았다.
지도를 보지 않고도 익숙하게 잘 돌아다녀서
영국에 내가 아는 동네가 생긴 것이 기뻤달까.
런던 시내 랜드마크를 두세 번씩 돌아보면서
흐린 날의 풍경과 맑은 날의 풍경을
같이 기억할 수 있게 된 것도 참 좋았다.
남편이랑 둘이 24시간을 오롯이 함께하면서
둘이서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도 깨닫게 되었다.
덕분에 임신에 대한 조급함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자녀가 생길 때까지
둘이서 보내는 시간에 감사해야겠단 마음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여행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건
좋은 풍경, 좋은 날이 주는 여운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는 생각이 든다.
즐겁고 안전한 여행될 수 있게
매일 기도해 주신 양가 부모님,
돈 아끼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라며
용돈 챙겨주신 감사한 손길들 덕에
사치하는 거 아닌가 하는 불편한 마음을 없앨 수 있었다.
덕분에 날이 흐려도, 계획에 차질이 생겨도
이마저 여행의 일부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다 좋아서, 다 좋았던 런던 여행은
시간 날 때마다 또 차근차근 정리하고 추억해야겠다.
런던 여행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