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자책에서 돌아서기
    소소한 생각/N의 흐름 2024. 2. 7. 21:55

    chatGPT 그림 / 국가대표

    지난 새벽, 아시안컵 4강
    대한민국 vs 요르단 경기가 있었다.
    새벽 경기라 라이브로 응원하진 못했지만
    결과가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창을 열었는데,
    "대한민국 선수들 고생 많으셨습니다"를 보니
    결과가 좋지 않겠구나 싶었다.
     
    16강도 8강도 고전해 온 터라
    기대가 크진 않았지만
    결승을 앞두고 탈락했다니 아쉬웠다.
     
    나도 이렇게 아쉬운데
    국가대표 선수들 본인은 얼마나 아쉬울까.
    밥 먹고 축구만 하는 축구 선수이고
    축구 선수 중에서도 국가를 대표하는
    실력자로서 뛰는 경기인만큼
    포부가 컸을 텐데 많이 아쉽겠지.
     
    축구 규칙을 잘 모르는 나도
    축구 경기를 보며 훈수 두고 책망하는데,
    많은 것을 준비한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를 보면
    더 많은 실수와 아쉬운 부분이 보일 것 같고
    그 실수가 국가 단위의 실망감으로 연결되니
    많이 아쉽고 많이 자책할 것 같다.
     
    국가대표의 부담감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최근에 본 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의
    선대왕으로 나오는 인물이
    백성들의 원망과 간신들의 이간질 사이에서
    옳은 선택을 하지 못했다며
    괴로워하며 죽는 장면이 생각났다.
     
    왕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며
    왕의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도록 만든
    가장 큰 괴로움이 뭐였을지 생각해 봤는데,
    원망과 이간질에서 중심을 잡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일 것 같았다.
     
    타인에게 책망받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자신 스스로를 책망하는
    자책만큼 괴로운 일은 없을 것 같다.
    24시간 한 몸인 나 자신이 나를 탓하니 말이다.
     
    왕관을 쓰는 자는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말이 있고
    국가대표가 된 이상 개인의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가 되는 건 부담감이 너무 큰 일이고
    그만큼 아쉽고 후회하는 순간들이 많을 것 같다.
     
    나는 왕도 아니고 국가대표도 아니지만
    내 인생의 대표로서 내 삶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나도 자책할 때가 종종 있었다.
     
    결혼 전에는 아빠가, 결혼 후에는 남편이
    나의 자책 늪을 발견하면 나를 붙잡아주는데
    덕분에 이제는 늪에 빠지지 않는 편이다.
     
    자책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돌아서야 한다.
    방향을 바꿔서 완전히 돌아서야 한다.
    후회나 미련은 나를 붙잡는 힘이 강해서
    내가 더 나은, 더 좋은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제자리에 머물게 할 뿐이고,
    자책은 그보다 더 강한 무기력함으로 나를 붙잡는다.
    그러니 자책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상황에
    갇히지 않도록 완전히 돌아서야 한다.
     
    내 인생의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에 눌려 자책하지 말고
    때론 멀리서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처럼
    훈수 두고 넘어가면 될 일이다.
    이러면 더 좋았지, 저러면 안 됐지,
    이제 알았으니 됐다.
     
    돌아선 나에게 새로운 날이 있음을
    더 좋은 방향으로 달려갈 수 있음을
    기억하고 돌아서자.
     
    내가 새롭게 될 수 있을까
    내가 다시 잘 해낼 수 있을까 
    자신 없을 때 기억하는 말씀처럼
    가서 다시 살아보자. 돌아서서 가보자.

     

    나의 실수를 넘어서는

    하나님의 크심을 보는 은혜가 있길.

    지나간 일을 발판 삼아
    더 멋진 날로 도약하길 바라는 N의 흐름.
     

    요한복음 8장 11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하시니라

    '소소한 생각 > N의 흐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화 vs 노화  (1) 2024.02.28
    이사, 집들이  (0) 2024.02.14
    계란 프라이  (0) 2024.01.31
    시공간  (0) 2024.01.17
    여유로운 문화  (0) 2024.01.1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