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만 해도 벚꽃이 듬성듬성 있었는데
어제 오후에 보니 벚꽃이 만개했다.
꽃잎이 활짝 펴서 풍성한 벚꽃나무를 보니
내 마음도 활짝 피어나는 기분이다.
예쁜 벚꽃을 담고 싶은 건지
지금의 좋은 기분을 담고 싶은 건지
벚꽃 사진을 찍고 싶어서 핸드폰을 꺼냈다.
환하고 예쁜 걸 볼 때 기분 좋은 건
사람들이 다 비슷한듯하다.
맞은편에 있는 사람들도
핸드폰을 꺼내 벚꽃 사진을 찍는다.
벚꽃은 예쁜 줄 알고 매년 꽃을 피워낼까?
사람들이 모여들면 벚꽃나무도 기쁘겠지?
벚꽃나무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벚꽃길 산책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가방에 벚꽃 잎이 하나 붙어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벚꽃 잎이 가방에 착 붙고
그대로 집까지 같이 들어왔다니
벚꽃잎의 간택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게 뭐라고 꽃잎 하나에도 설레는 걸까.
벚꽃이 진짜 예쁘긴 예쁘구나 생각하는데,
남편이랑 종종 나누는 애정 가득한 대화가 생각났다.
시댁 식구들이 나를 너무 아껴줘서,
주변 사람들이 나를 잘 챙겨줘서,
그 마음이 참 고맙고 신기할 때마다 남편에게
"다들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지?"라고 묻는다.
그러면 남편은 늘 한결같은 대답을 하는데
"예쁘니까 다들 좋아하는 거야~"라고 한다.
이 대화를 할 때마다
나를 향한 남편의 애정을 느끼는 것도 좋고,
내 삶이 참 신기하고 감사해서도 좋다.
가족이라고 다 그렇지 않고,
오래 알고 지냈다고 다 그렇지도 않다.
그래서 나를 아껴주는 가족들이,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다.
값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값진 선물 같은 존재를 마주하는 기쁨이 정말 크다.
내가 벚꽃나무가 아닌데도
예쁜 꽃잎이 없는데도
누군가의 애정을 받는 게
참 기쁘고 신기하고 감사하다.
예쁜 벚꽃나무 앞에 멈춰 서듯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어 참 감사하다.
덕분에 나의 오늘 하루도 예쁜 봄날이다.
예쁜 벚꽃 보고 설렌 N의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