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여행을 하며 처음으로 긴 시차를 경험했다.
한국에서 영국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14시간 정도인데
한국 기준 11일 오전 10:50에 출발했고,
영국 기준 11일 오후 16:20에 도착했다.
영국이 8시간 느리기 때문에
6시간 같은 14시간을 보냈달까.
그래서 지난 11일은 너무너무 긴 하루였다.
11일이라 부르는 시간을 32시간 정도 보냈으니 말이다.
어떻게 보면 8시간을 돌아가서 더 사는 것 같지만
한국으로 돌아갈 때 다시 반납할 시간이다.
그리고 14시간을 보냈다는 게 바뀌지도 않는다.
결국 시차는, 우리가 시간이라 부르는 것은
그저 이론적인 개념이란 사실이 크게 와닿았다.
누군가 지금 몇 시냐고 물었을 때
한국에서 부르는 시간과
영국에서 부르는 시간이 다를 뿐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간다.
그 누구도 시간을 앞으로 돌릴 수도 뒤로 당길 수도 없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시간을 살 수 없다.
그저 영국과 한국의 시간을 다르게 표현할 뿐이다.
우리는 다 동시간을 살고 있다.
누구나 당연히 아는 것을 왜 이리도 길게 말하냐,
나는 이 사실이 너무 새롭고 놀랍기 때문이다!
어떤 부분이 놀라운지 말하자면
누군가 정의한 것, 모두가 동의한 것,
따라서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건
그저 다 우리의 생각일 뿐이란 게 새롭고 놀랍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많은 사람이 동의한다고 해서
그것이 사실이 되거나 옳은 건 아니란 생각을 했다.
나는 문득, 이게 굉장히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영국사람은 현재 시간이 낮 12시라 말하고
한국사람은 현재 시간이 오후 8시라 말할 때
누가 맞고 틀리고의 개념이 아니라
각 나라의 시간을 계산하는 방식이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날짜, 시간은 전부
그저 지구상 각 지역의 시간을 표현하고 정의했을 뿐
어떤 시간이 사실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우주 너머의 무한한 세상을 다 정의할 수 없다.
그 너머에 무언가가 분명히 있는데 말이다.
나는 이 무한한 세상을 정의할 수 있는 존재는
하나님 오직 한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이 아닌 존재가, 창조주가 아닌 피조물이
무엇이 맞고 틀린지 정의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중요한 것을 결정할 때
(어떤 신념으로 인생을 살아갈지에 대한)
깊이 생각하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정의하는 것, 옳다고 믿는 것 중
얼마나 많은 것이 내 착각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수가 옳다고 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내가 당연하게 믿는 것,
확신하고 의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고
어쩌면 의심하면서 받아들이는 게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어떤 사실을 이론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경험으로서 깨닫는 것은 정말 큰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레카!를 외치는 기쁨을 경험은 정말 '유레카'다)
하나님 앞에서 내가 옳다고 주장할 게 없음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크심을 깨닫는 은혜가 있으면 좋겠다.
날마다 새로운 은혜가 가득하기를!
시차를 느끼며 창조주에 대해 생각하는 N의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