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멀리 사는 지인들과 연락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자주 만나는 사람이랑 친하게 지냈는데
이제는 그런 게 관계를 유지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누구나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 중
‘결혼하면 인간관계 정리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인간관계에 열심을 쏟는 사람은 아니라서
특별히 바뀔 게 없지 싶었다.
그런데 결혼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라 그런지
결혼 전후로 인간관계가 조금 달라지긴 했다.
그것은 누가 결혼식에 왔는지 안 왔는지
혹은 축의금을 얼마나 했는지에 따른 건 절대 아니다.
결혼 후 나의 인간관계는
대화가 편한 사람과 불편한 사람으로 나뉘었다.
한결같은 사람 vs 한때였던 사람으로 말이다.
사이좋게 지내는 부부를 보면서
어떤 이는 즐겁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하지만,
다른 이는 그 모습을 질투하며 불편하다는 듯 말한다.
당연히 서로의 행복을 함께 즐거워할 줄 알았던 사람이
누군가의 행복을 질투하는 모습을 보면
관계란 게 다 한때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결혼 후 다양한 경험으로 삶이 풍성해졌는데,
이것을 나눌 상대가 굉장히 적다는 걸 느끼기도 한다.
대화 중에 혹여나 질투를 사거나,
상처를 주진 않을까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내가 눈치가 있는 게 다행이면서도
편히 대화할 상대가 한정적인 게 아쉽기도 하다.
남편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남편의 학창 시절, 성적이 많이 오르던 시기에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성적이 평범하던 애가 상위권에 진입하는 걸
기쁘게 응원하는 친구가 드물었고
서로의 관심사도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상황이 달라지면 공감대도 변하고
관계에도 변화를 주는 것 같다.
그래도 이런 변화가 싫지만은 않다.
한때였던 사람을 보면 아쉬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내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아님을 아는 눈치도 기르고
누군가의 질투를 주의하는 겸손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드물지만,
다른 상황이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파이팅을 외쳐주는
한결같이 서로의 행복을 응원해 주는
고마운 사람을 발견하는 감사도 느낄 수 있다.
누군가의 변화를 함께 응원하고
누군가의 행복을 함께 기뻐하는 한결같은 사람이 되자!
남편이 보여준 웃픈 영상으로 마무리하며
한결같은 사람이 되고자 다짐하는 N의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