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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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나에게만) 내가 주인공소소한 생각/N의 흐름 2024. 5. 31. 19:20
최근 한 사건의 피해자가 되어처음으로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심장이 터질 것 같은 상황에서112를 겨우 누르고 숨 죽여서 신고했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은 아무 일도 아닌 듯 행동했다.아무런 조치도 없이 돌아가려고 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렇다. 누군가 나에게 피해를 입히려 했으나 실패했다.나는 아무 일도 당하지 않았다.나는 너무 두려웠고 혼자 감당할 수 없기에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이 보기엔 "아무 일도 아니었다."이 글은 경찰을 비난하려고 쓰는 글이 절대 아니다.나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말에 공감한다. 일반 시민보다 경찰의 수가 훨씬 적다.경찰도 시민의 일부이기 때문이다.그러니 경찰이 나를 1:1로 지킬 수 없는 건 당연하다.그리고 모든 사건을 맡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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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영국 vs 한국)소소한 생각/N의 흐름 2024. 5. 13. 14:15
런던 여행을 하며 처음으로 긴 시차를 경험했다.한국에서 영국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14시간 정도인데한국 기준 11일 오전 10:50에 출발했고, 영국 기준 11일 오후 16:20에 도착했다.영국이 8시간 느리기 때문에6시간 같은 14시간을 보냈달까.그래서 지난 11일은 너무너무 긴 하루였다.11일이라 부르는 시간을 32시간 정도 보냈으니 말이다.어떻게 보면 8시간을 돌아가서 더 사는 것 같지만한국으로 돌아갈 때 다시 반납할 시간이다.그리고 14시간을 보냈다는 게 바뀌지도 않는다.결국 시차는, 우리가 시간이라 부르는 것은그저 이론적인 개념이란 사실이 크게 와닿았다.누군가 지금 몇 시냐고 물었을 때한국에서 부르는 시간과영국에서 부르는 시간이 다를 뿐이다.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간다.그 누구도 시간을 앞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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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에 가려져도 기억하기소소한 생각/N의 흐름 2024. 4. 29. 19:07
퇴근길에 새로 지은 건물을 지나다가출입구 바닥을 예쁜 타일로 장식한 게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 바닥을 시멘트로 덮을 텐데여기는 신경 써서 예쁘게 꾸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주변 건물들의 출입구 바닥을 봤는데,돌아보니 많은 건물들에 멋낸 타일 장식이 있었다. 주변 건물들도 원래 예쁜 타일로 장식해 뒀는데,오래된 세월의 흔적 탓에 낡고 해져서 몰랐다.대부분 오래된 건물이라 관심이 없었을 뿐이었다.문득 세월이 지나며 흐려져서 놓친 것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모든 건 다 새것이던 때가 있었는데,시간이 지나고 보면 새것과 헌것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새것과 빛나는 것만 바라봤다는 생각이 든다. 새것과 다르지 않은 존재임을알아봐주길 기다렸을텐데 말이다. 주변에 항상 당연하게 있던 것들부모님의 보살핌, 연인의 사랑,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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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봄, 벚꽃나무소소한 생각/N의 흐름 2024. 4. 3. 17:09
엊그제만 해도 벚꽃이 듬성듬성 있었는데어제 오후에 보니 벚꽃이 만개했다. 꽃잎이 활짝 펴서 풍성한 벚꽃나무를 보니내 마음도 활짝 피어나는 기분이다.예쁜 벚꽃을 담고 싶은 건지지금의 좋은 기분을 담고 싶은 건지벚꽃 사진을 찍고 싶어서 핸드폰을 꺼냈다. 환하고 예쁜 걸 볼 때 기분 좋은 건사람들이 다 비슷한듯하다.맞은편에 있는 사람들도핸드폰을 꺼내 벚꽃 사진을 찍는다. 벚꽃은 예쁜 줄 알고 매년 꽃을 피워낼까?사람들이 모여들면 벚꽃나무도 기쁘겠지?벚꽃나무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벚꽃길 산책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가방에 벚꽃 잎이 하나 붙어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벚꽃 잎이 가방에 착 붙고그대로 집까지 같이 들어왔다니벚꽃잎의 간택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게 뭐라고 꽃잎 하나에도 설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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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집들이소소한 생각/N의 흐름 2024. 2. 14. 21:28
최근에 이사한 친구에게명절에 집들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아무래도 이사의 끝(또는 꽃)은 집들이인 것 같다.집을 공개하면서 친밀감을 쌓고새로운 공간에서의 시작을 응원하는집들이는 참 즐거운 시간이다. 나에게도 집들이는 즐거운 추억이고,즐거움에 더해서 의미가 큰 순간이기도 했다.새 집을 공개하는 것을 넘어서내 삶의 전환점을 기념하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2021년 6월, 자취방으로 이사하고처음 맞은 주말에 부모님과 함께한 집들이는나의 독립을 기념하는 날이었다.아빠는 내가 아직도 7살 어린애 같다며혼자 나와서 지내는 것을 걱정했는데빨래하고 요리하고 가구도 조립하는낯선 나의 모습을 보며 조금 안심하셨다. 부끄러운 일이지만부모님이 해주시던 것들을 혼자 해보면서 살아있음을 느꼈달까.내가 혼자 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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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에서 돌아서기소소한 생각/N의 흐름 2024. 2. 7. 21:55
지난 새벽, 아시안컵 4강대한민국 vs 요르단 경기가 있었다.새벽 경기라 라이브로 응원하진 못했지만결과가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창을 열었는데,"대한민국 선수들 고생 많으셨습니다"를 보니결과가 좋지 않겠구나 싶었다. 16강도 8강도 고전해 온 터라기대가 크진 않았지만결승을 앞두고 탈락했다니 아쉬웠다. 나도 이렇게 아쉬운데국가대표 선수들 본인은 얼마나 아쉬울까.밥 먹고 축구만 하는 축구 선수이고축구 선수 중에서도 국가를 대표하는실력자로서 뛰는 경기인만큼포부가 컸을 텐데 많이 아쉽겠지. 축구 규칙을 잘 모르는 나도축구 경기를 보며 훈수 두고 책망하는데,많은 것을 준비한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를 보면더 많은 실수와 아쉬운 부분이 보일 것 같고그 실수가 국가 단위의 실망감으로 연결되니많이 아쉽고 많이 자책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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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프라이소소한 생각/N의 흐름 2024. 1. 31. 19:50
결혼하고 알게 된 남편의 신기한 능력이 있다.바로 프라이 뒤집기 능력!계란 프라이를 할 때도, 전을 구울 때도프라이팬 손잡이를 휙휙 흔들면 계란이 슝하고, 전이 슝하고 예쁘게 뒤집어진다.남편의 계란 프라이 묘기를 보며 감탄했더니그 뒤로 더 열심히 보여주는 묘기.집에 뒤집개가 있지만 왠지 나도 뒤집개 없이남편처럼 계란을 휙 하고 뒤집어보려 했는데몇 번을 해도 이게 참 쉽지 않다.조금 더 과감하게 힘을 줘야 한다는데계란이 날아갈까 봐 걱정돼서 힘을 못주겠다.나에게 부족한 계란 뒤집을 용기.계란 프라이 하나 멋있게 날리는 것도몇 차례에 걸친 용기가 필요하다.오랜만에 용기 내서 성공한 계란 프라이.멋지게 뒤집어서 완성한 계란 프라이를 먹는데문득 신생아의 뒤집기 영상이 생각났다.목과 허리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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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소소한 생각/N의 흐름 2024. 1. 17. 21:21
근무 중 내 시선을 빼앗은 함박눈.창 밖으로 예쁜 함박눈이 내렸다.스노우볼을 흔든 것 마냥큰 눈송이들이 이리저리 날리는데너무 예뻐서 자꾸만 눈길이 갔다.창밖에 내리는 눈을 보다가강원도에도 눈이 내린단 뉴스가 생각났다.차로 두 시간 이상 달려야 도착하는 먼 곳과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는 느낌이 나서 묘했다.두 시간 거리를 생각하다 보니비행기로 두 시간 거리인 오키나와가 생각났다.그곳은 일 년 내내 눈이 내리지 않기 때문에그곳에서 평생을 살면 눈 한송이 보지 못할 텐데두 시간 거리인 한국에서는 사계절을 경험할 수 있다니세상이 참 좁은 것 같으면서도 넓다는 생각이 든다.경도에 따라 시차를 띄는 것도위도에 따라 계절이 다른 것도문득 신기하게 느껴진다.같은 시공간을 공유한다는 건어느 정도 범위에서 나눌 수 있을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