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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의 의미
    소중한 순간/일상, 결혼 일기 2024. 1. 27. 23:05
    ysg photo / 북카페, 카페꼼마

    오늘은 수영장 대신 헬스장에 다녀왔다.
    팔은 최대 10kg을 들 수 있고
    다리는 최대 15kg을 들 수 있는
    약골 상태임을 깨달은 시간.
     
    처음 보는 운동기구들의 사용법을
    남편이 정말 친절하게 알려줘서
    남편의 멋진 시범을 따라 열심히 해봤다.
     
    분명 점심을 든든히 먹고 나왔는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뿐
    기합이 안 들어가는 근육들.
     
    앞으로 운동을 정말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내 맘 같지 않은 운동을 끝내고
    카페에서 잠시 쉬어갔다.
     
    열람 가능한 책들이 있는 북카페였는데
    대부분의 책이 에세이, 시집이었다.
     
    카페 마감시간이 30분 밖에 남지 않아서
    책의 표지만 훑어봤는데
    한수희 작가의
    [오늘도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를 보게 됐다.
     
    책을 소개하는 글에, 글을 쓰는 큰 이유가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싶어서 라는 내용이 있었다.
     
    나도 최근에 비슷한 생각을 했다.
     
    오키나와 여행기록을 게시하고 나서
    검색을 통해 들어온 방문자가 생겼는데
    그때 굉장히 큰 책임감(?), 부담감을 느꼈다.
     
    그냥 내가 보려고 가볍게 적은 일기를
    누군가 어떤 정보를 얻고자 들어왔다니
    왠지 원하는 정보를 못 얻고 나갔을 것 같아 민망했다.
     
    블로그에 일기를 쓰기 시작한 이유가
    남에겐 별거 아닌 일이지만
    나에겐 의미 있는 소중한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남에게 보여줄 생각보다는
    가벼운 추억 저장용으로 글을 적었고
    내 블로그에 방문한 사람은
    블로그 링크를 공유한 몇 명 정도였을텐데.
    모르는 사람이 내 블로그를 방문했다니
    어떤 경품에 당첨된 것 같아 기쁘면서도
    민망하기도 부담스럽기도 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 부끄럽기도 하고
    내 글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블로그를 보는데
    문득 카테고리 옆에 적힌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저 숫자들이 의미하는 건 글의 개수인데
    그 숫자가 점수를 나타내는 의미로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글의 개수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글의 완성도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내 글들은
    필기체로 빠르게 써 내려간 글이었다면,
    꾹꾹 눌러 적은 예쁜 글도 쓰고 싶다.
     
    기능을 잃고 우주를 떠도는 쓰레기가 된 위성처럼
    월드와이드웹(WWW)을 떠도는 무의미한 글이 아닌,
    우연히 마주했을 때 어떤 의미를 건네는 글을 쓰고 싶다.
     
    이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된다던지
    피식하고 작은 미소라도 띄게 된다던지
    우연히 내 글을 마주한 사람에게
    그냥 툭하고 덩그러니 놓아버린 무언가가 아닌
    어떤 생각이나 마음을 건네는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취미가 특기가 되는 과정이랄까.
     
    지금 쓰는 일기들이랑 구분해서
    꾹꾹 눌러 적은 글을 담아낼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어야겠다.
     
    운동에 대한 열정과
    글에 대한 열정이 생긴 소중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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