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콜 (No Coke)

chatGPT 그림 / 금콜

 

올해 남편에게는 큰 변화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나와의 결혼이고,
나머지 하나는 콜라를 끊은 것이다.
 
남들에게 "우리 남편 콜라 끊었어요"라고 하면
술 담배도 아니고 콜라를 뭘 끊냐고 하겠지만
남편에게 음료는 콜라뿐이었다.
 
남편은 제로콜라 2L를 6개 묶음으로 구입한다.
정확히 말하면 6개 묶음을 4개씩 구입한다.
 
회사에도 갖다 두고 집에도 쌓아두는
제로 콜라 매니아다.
 
남편은 건강과 시간을 뺏기기 싫다며
술은 안 마시는데 (이건 나도 매우 찬성)
제로콜라는 물 대신 마시는 정도이다.
 
제로콜라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는 남편과
생수가 만병통치약이라고 주장하는 나.

결론적으로 남편이 내 의견을 존중해 주며
결혼과 동시에 제로콜라를 조금 줄였다.
 
그러다 최근 남편이 어떤 방송을 보는데
말로는 사랑한다면서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을 못 끊는
사람을 보면서 제로콜라가 생각났다고 한다.

그리고 제로콜라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가족 모두를 놀라게 만든 남편의 금콜 선언이었다.

이 어려운 걸 내가 해낸건가 싶어 뿌듯했다.
(사실 난 남편에게 동화되어 제로콜라를 찾게 됐는데,
남편이 스스로 금콜을 선언하고 지켜줘서 고마울 뿐)
 
곧 있으면 제로콜라 끊은 지 세 달째.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남편이 존경스럽다.
우리 남편 금콜 백일파티를 열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