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살아온 날들 중 가장 알록달록한 해였다.
내가 외출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데,
여행도 정말 많이 다니고, 나들이도 정말 많이 다녔다.
나랑 잘 놀아주는 최고의 짝꿍인 남편 덕분이었다.
남편을 만나지 못했다면,
이렇게 알록달록한 시간을 보낼 수 없었을 것 같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화려했던 시간들에 대한 기쁨과 감사가 가득하지만,
사실 가장 좋았던 순간은 남편이랑 가만히 안고 있을 때였던 것 같다.
누군가 지난 1년 중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런던에 갔을 때도 아니고,
시그니엘 호캉스를 즐길 때도 아니다.
집에서 가만히,
남편을 꼭 안고 있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 시간 속에 멈춰 있고 싶다.
남편의 품이 아늑하고 좋은 것도 있지만,
2024년에 가장 크게 깨달은 부분이
삶에 대한 소중함이라서 더 그런 것 같다.
2024년을 지나면서 내가 선물 받은 생명이,
내가 살아가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롭게 깨달았다.
그래서 화려한 시간들이
평범한 일상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살아있음이 감사했던 것 같다.
특별한 일이 벌어져야 기적을 체험한 게 아니라,
작은 일상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아가는 것 같다.
남편에게도 올해가 어땠는지 물어봤는데,
둘이 부부로서 한해를 풀로 보냈다는 게 좋았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정말 1월부터 12월까지 부부였던 첫해였다.
1년을 둘이서 보낸 게 좋았다는 말이 더 감동적인 건,
올해 1월만 해도 우리의 새해 목표가
자녀를 갖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여전히 우리가 둘 뿐인 게 서운할 수도 있을 텐데,
우리 둘이서 보낸 한 해라 너무 좋았다고 말하는 게
너무 따뜻하고 고맙게 느껴졌다.
하나님은 어쩜, 이렇게 좋은 남편을 준비해 주셨을까!
좋으신 하나님, 선하신 하나님을 생각하니
나도 서운한 것 없이, 감사한 것뿐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하나님이 여전히 선하게 이끄실 2025년이 기대된다.
알록달록했던 2024년,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