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완]을 위한 오늘의 대화 및 생각 기록!
주변 부부들을 보면
서로 부부로 묶인 이유가 보일 때가 있다.
인생은 뜻밖의 상황으로 가득하고,
내게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데,
그때 나를 도와주는 사람과 부부로 묶이는 것 같다.
우리 부부도 그런 것 같다.
결혼 전에는 닮은 점이 많아서 좋았지만,
결혼 후에는 오히려 다른 점이 우리를 더 단단히 묶어주는 걸 자주 느낀다.
예를 들어 감정이 풍부한 내 마음이 요동칠 때
그 마음을 이성적으로 정리해 주는 남편이 있어서
감정의 파도에서 구조되기도 하고,
계획의 틀에 갇혀 스트레스받는 나를
유연한 세상으로 이끌어주기도 한다.
남편한테 이런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부부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묶이는 것 같다고 했다.
남편이 웃으며 “그럼 나는 뭐가 부족했어?”라고 물었다.
남편이 채워준 내 부족함은 금방 떠오르는데,
남편의 부족한 점은 뭐였을까 잠시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신앙이 아닐까?”라고 대답했다.
남편이 나를 만나면서 교회를 다니게 됐으니
내가 남편에게 채워준 건 신앙인 것 같다.
내가 남편에게 선물해 준 것은 이것 딱 하나인데
남편에게 받은 건 백가지도 더 되는 것 같아 민망했다.
신앙이 그만큼 가치 있는 거라
어쩔 수 없다며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그런데 남편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며,
내 신앙이 성숙해지는 걸 느낄 때가 많다.
교회에서 배운 대로 사랑하고 감사하는 남편의 모습이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맞춰가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과연 내가 남편에게 신앙을 전했다는 표현이 맞나 싶다.
교회에서 ‘통로가 되자’는 표현을 종종 쓰는데,
우리는 서로를 잇는 통로였던 것 같다.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서로를 통해 채워주는 통로가 된 것이다.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우리가
더 깊고 단단한 믿음의 여정을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가 부부로 묶여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