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밤에 자려고 누워서
오늘 하루 못다 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울고 웃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어젯밤에는 세례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남편의 따뜻한 마음이 나를 울렸다.
결혼 후 첫 심방 때
목사님이 남편에게 세례를 권했는데
남편은 의미가 큰 고백인만큼
믿음에 확신이 생기면 세례를 받고 싶다고 했다.
나도 의미 깊은 믿음의 고백을
본인 의지로 하길 바라는 마음에 남편을 지지했다.
그런데 최근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니,
믿음에 확신을 갖게 하는 큰 사건은 없었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이 믿음이 생긴 것 같다고 한다.
세례 받기 전 필수조건이라 생각했던 큰 사건은
어쩌면 앞으로도 없을지 모르는데,
큰 사건만 기다리면서
어느새 스며든 변화를 놓친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세례를 받고 싶다고 한다.
남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가
세례를 받겠다고 해서 정말 기쁘고
세례 받는 이유도 정말 기쁘다고 했더니
내가 좋아할 줄 몰랐다고 한다.
나는 남편의 뜻을 존중해서 마음으로 기도할 뿐
세례 받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세례를 권할 때는
내가 나서서 본인이 원할 때 받으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남편은 내가
세례 받는 것에 관심 없는 줄 알았다고 한다.
나는 이런 날이 올 거라고 확신해서
기다릴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남편과 처음 인생에 대해 나눴을 때부터
하나님이 정말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지금 내 확신에 대한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남편은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더 빨리 이야기할 걸 그랬다며,
새벽에 깨서 자고 있는 나를 보면
양이 행복하게 해달라고 종종 기도했는데
그 기도가 이루어진 것 같다고 한다.
양이 행복하게 해달라고 기도해서
아기도 생기고, 세례도 받는 것 같다고
내가 행복해서 너무 기쁘다고 하는 남편.
나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과
매일 함께하는 내 삶이 정말 큰 축복이고
정말 큰 감동이고 감사하다.
나의 멋진 동역자.
우리 가정에 믿음의 가장이 될 남편.
덕분에 모든 순간, 매일이 행복하다.
앞으로의 인생이 기대된다.
+ 덧
나도 인생을 돌아보면
하나님에 대해 깨닫게 된 큰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 깨달은 것은 오늘의 큰 사건이 아니라
이전부터 언제나 함께하셨던 하나님의 크심이었다.
내가 놓친 소소한 순간들,
내 인생의 모든 순간을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다는 것
오늘도 여전히 함께하신다는 것,
이것을 기억하는 게 믿음인 것 같다.
“파랑새는 없다.”
오늘, 지금,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