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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으로 악을 이기자!
    소소한 생각/N의 흐름 2024. 10. 5. 00:36

    chatGPT 그림 / 정의란 무엇인가

     

    지난 몇 달간 남편이랑 재밌게 본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종영했다.

    살인죄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10년을 산 인물이
    진실을 파헤쳐가는 범죄 스릴러 드라마였다.

    인물들의 감정선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인상적이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실을 밝혀가는 연출이 좋았고
    마음 깊은 곳에 남는 대사가 많았다.

    많은 명장면, 명대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정의란 말은 사람을 죽여놓고 쓰는 말이 아니에요”였다.

    살인사건 피해자인 딸을 둔 아저씨가
    살인사건 진범에게 총을 쏴 죽인 뒤
    “정의를 실현했다, 딸의 복수를 대신했다”라고 말한다.
    그때 형사가 아저씨를 다그치며 한 대사였다.

    진짜 정말 너무 인생 깊은 장면이었다.
    이 장면이 며칠 동안 머리에 오래 남아있어서
    종종 감탄하며 지냈다.

    최근 정의실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드라마, 영화, 현실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런 문제에 해답이 되는 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에 본 영화 [베테랑2]에서도,
    작년에 몇 번 본 드라마 [국민사형투표]에서도
    ‘죽어 마땅한’ 범죄자를 죽이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인물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행히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나
    밤죄자에 대한 여론이 비슷한 흐름에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정의롭지 못한 판결에,
    현행법의 약한 처벌 수위에 대해 분노한다.
    그리고 이를 대신할 사적 제재에 환호한다.

    그런데 사람들의 분노를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적 제재가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한 번에 정리하는 말,
    “정의란 말은 사람을 죽여놓고 쓰는 말이 아니에요!”

    정의는 분노와 함께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분노를 품고 한 행동은 정의로울 수 없다.

    정의를 구하는 첫 관문은
    분을 품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내가 악이 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고정우랑 정우 엄마는
    내가 가장 의지하고 사랑했던 친구들이
    욕심과 질투가 가득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나를 배신한 사람들이었단 것을 알게 되고
    “잊을 수는 없겠지만 견디면서 살아야지”라고 말한다.

    또 다른 아픔을 갖고 있는 노상철이 고정우에게 응원하길
    “보통으로 힘들어하고, 보통으로 신나고,
    보통으로 웃고 울고, 그냥 보통의 마음으로 버티고 살아”
    라고 말한다.

    나를 분노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어떻게 견디고 어떻게 보통의 날을 보낼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로마서 12장 말씀이 생각났다.
    내가 정의를 처음 깨닫고 기뻐했던 말씀이다.

    로마서 12장 17-21절
    17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18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19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20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21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아멘.

    이 말씀이 마음에 처음 들어온 날 정말 기뻤는데,
    지금 돌아보니 너무 힘든 말씀이란 생각이 든다.

    선을 행하는 게 손해 보고 사는 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한 말씀이라 참 좋아하는 말씀인데,
    지금 보니 이 땅에서는 여전히 손해 봐야 한다는 뜻 같다.

    사이다, 참교육을 좋아하는 내가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삼키며 맡길 수 있을까.
    하늘에서 얻을 정의를 위해 내려놓을 수 있을까 싶다.

    할 수 있을 때까지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겠다.
    나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이 하실 일을 위해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자!

    잊을 수는 없겠지만 견디자! 지지 말자!
    오늘도 부족한 나를 다잡아보는 N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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